“여보, 추미애 법무부 장관님 댁에 전화기 한 대 놔드려야겠어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5일 자기 페이스북에 “(추 장관이) 전화가 없어 주말부부인 남편에게 (아들 병역 의혹을) 물어보지도 못한다네요”라며 이렇게 적었다.

지난 14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부모님께서 (국방부에) 민원을 넣으신 것으로 확인’이라는 추 장관 아들의 부대 면담 기록을 언급하며 “당시 추 장관님과 남편분 중 누가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했나”라고 추미애 장관에게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국방부 민원실에 제가 직접 전화한 사실이 없다”면서 “주말 부부라 남편에게 물어볼 형편이 못 된다”고 답변한 것을 비꼰 것이다.

추미애와 조국.
추미애와 조국.

법조계에선 이런 추 장관 부부가 자녀 입시 비리 관여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 부부의 모습과 묘하게 겹친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달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미경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작년 조 전 장관의 법무부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신상팀장으로 참여하기도 했던 ‘조국의 심복’으로 불린다.

김 비서관은 이날 재판에서 작년 청문회 준비과정에서 언론 보도로 불거진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입시비리 의혹 등에 대해 “조 전 장관은 몰랐다” “조 전 장관도 (의혹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대답을 반복하기도 했다.

이에 재판장인 임정엽 부장판사는 “조국씨는 청문회 준비하는 빌딩에서 자고 있는 게 아니잖아요. 집에 들어갈 것 아녜요. 증인 얘기에 따르면 조국씨와 피고인(정 교수)은 아무 대화를 안 한 거예요”라며 답답함을 표시했다.

김 비서관은 임 부장판사의 질문에 “말씀드린 것처럼 후보자가 신경쓰고 챙겨야 할 부분은 이것(사모펀드, 입시비리 의혹)만 있는 게 아니라서”라고 답했다. 그러자 임 부장판사는 “그게 왜 말이 안 되냐면, 챙길 게 있어도 청문회라는 거는요. 언론에서 문제삼지 않으면 대응할 필요가 없어요. 새로운 게 빵빵 터지고 있는데 조국 씨는 집에 가서 피고인(정 교수)에게 확인할 것 아닙니까”라고 했다.

한 변호사는 “언론에서 연일 ‘빵빵 터지는’ 의혹에 대해 부부가 서로 아무 얘기도 나누지 않았다는 식의 해명이 말이 안 된다고 재판장이 사실상 질타한 것”이라며 “주말부부라 아들 의혹을 남편에게 물어보지 못했다는 추 장관의 답변도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