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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이 말하는 '나의 가족', '나의 길' / 권세진 기자

나경원 전 의원이 말하는 ‘나의 가족’ ‘나의 길’

“지금은 제2의 민주화운동을 해야 할 시기다”


“이제 웬만한 공격에는 맷집이 생긴 것 같네요. 타의로 정치를 그만둘 생각은 없어요. 초선 때부터 정치를 하는 동안 꿋꿋이 나의 길을 가겠다는 다짐을 해왔습니다.”

⊙ “反민주주의 정권의 폭주를 저지하기 위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
⊙ 서울시장·당대표·대통령 선거 앞두고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고민 중”
⊙ 민주화 세력이라는 현 정권의 독재와 부패·비리 하늘을 찔러
⊙ 4·15 총선 낙선 후 6개월, 與圈이 끊임없이 나경원 아들·딸 언급하는 이유는
⊙ “나는 정부·여당의 희생양, 여당은 조국과 추미애 등 궁지에 몰릴 때마다 나경원 공격으로 시선 끌기 나서”
⊙ 11월 초 저서 출간 예정, 치열했던 원내대표 1년 회고
⊙ 지난 총선에서 여당과 특정 언론,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계획한 ‘나경원 낙선시키기’
⊙ “엄마 때문에 고생하는 아들과 딸에게 미안” 원정출산 의혹 받던 아들은 곧 軍 입대 예정
사진=조준우
  변함없는 뉴스메이커다. 나경원 전(前) 자유한국당 원내대표(現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당협위원장)는 4・15 총선에서 낙선해 원외(院外)가 됐지만 그에 대한 여당의 관심(?)은 끊이지 않는다. 작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관련 의혹 정국에서 나 전 원내대표(이하 나 전 의원)의 자녀에게도 의혹이 있다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여권은 최근 ‘추미애 정국’에서 또 나 전 의원을 겨냥하고 있다. 추미애 장관의 아들 병역 특혜 논란이 이어지면서 여권이 일부러 나경원 전 의원 아들을 끌어들여 여론의 시선을 돌리려 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국정감사에서도 나경원이라는 이름이 등장한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신동근(재선) 의원은 10월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나경원 전 의원 수사 관련 압수수색 영장이 통째로 기각됐다”며 부실수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추미애 장관은 “서울대병원과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청구했다”고 밝혀 장관이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나 전 의원은 낙선 후 한동안 중단했던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하며 반박에 나섰다. 그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서 “틈만 나면 저를 끌어다 물타기를 해오던 민주당이 잔인하게 정치복수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 최고위원까지 나서 검찰에 ‘나경원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야당 원내대표로 문재인 정권의 권력 독주를 끝까지 막으려 했던 제가 괘씸죄에 단단히 걸린 것”이라며 “아무리 밟아도 저는 스러지지 않는다”고 다짐했다.
 
  그는 2021년 4월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보궐선거 준비위원회가 출범한 가운데 시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한편, 2021년 상반기에 열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당대표 후보, 2022년 3월 대통령선거 후보로도 거론된다.
 
 
  “조용히 있고 싶었는데…”
 
10월 12일 국회 법사위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 아들 관련 사안을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정치보복”이라고 반박했다.
  10월 1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나경원의 즐거운 정치·법률사무소’에서 나 전 의원을 만났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조그만 건물의 3층이다. 야당 원내대표를 맡았던 작년 한 해 동안 단정한 단발머리와 정장 차림으로 매일 뉴스에 등장하던 모습과는 달리 훌쩍 길어진 머리에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의 편안한 모습으로 기자를 맞았다. 낙선 이후 뉴스도 잘 보지 않고 지냈는데, 요 며칠 계속 자신에 대한 뉴스가 나오는 바람에 챙겨 보고 있다고 했다. 이날은 민생경제연구소(소장 안진걸) 등 시민단체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나 전 의원을 고소한 데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날이었다.
 
  ― 낙선 이후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았는데요. 어떻게 지내십니까.
 
  “원래 사용하던 동작을 당원협의회(당협) 사무실을 정리하고 조금 떨어진 이곳으로 이사했어요. 낙선하고 나니 형편도 예전같지 않고 법적으로 원외 당협위원장이 당협 사무실을 운영하면 안 되기 때문에 지역주민을 만나고 상담도 할 수 있는 사무소를 열었고, 우리 당 소속 구의원들과 합동사무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냈고 국내 여행도 다녀왔어요. 사람도 많이 만나는 중입니다.”
 
  ― 국회를 떠나 원외가 된 것은 6년 만인데요. 주로 어디에서 활동하는지요.
 
  “이곳 사무실과 제가 고문을 맡고 있는 서초동 로펌에 주로 있어요. 국회를 떠나면 좀 여유 있을 줄 알았는데 사람들 만나느라 너무 바쁘더라고요.”
 
  ― 선거캠프를 차렸다는 소문도 있던데요.
 
  “아니에요. 여기 말고 따로 가진 사무실은 없는데 왜 그런 소문이….”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천천히 이야기하기로 하고 최근 그를 둘러싼 여권의 집요한 공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물었다.
 
  ― 국정감사 기간 동안 이름이 자주 거론됩니다.
 
  “예상했던 일입니다. 낙선 후 한동안 조용히 있으려고 했는데 (여당이) 저를 가만히 두질 않네요.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포함해 할 말이 많지만 낙선한 정치인으로서 자기반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소셜미디어 활동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당이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정치적으로 보복할 줄은 몰랐죠. 여당이 저를 공격하는 건 두 가지 이유인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제가 야당 원내대표 시절 자신들에게 협조하거나 고분고분하지 않고 격렬하게 투쟁했던 것에 대한 보복이고, 두 번째는 자신들이 어려울 때 저를 희생양으로 삼아 국민의 시선을 돌리려 한다는 겁니다.”
 
  ― 희생양이란 어떤 뜻인가요.
 
  “작년엔 조국 장관이 자녀 입시 문제로 궁지에 몰리니까 여당은 제 자녀 논문과 입시에도 문제가 있다고 공격했고 시민단체들이 그들의 주장대로 고소고발에 나섰죠. 근데 쓰지도 않은 논문에 이름을 올려 논문 취소된 조국 딸과, 서울대에서 논문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린 제 아들의 경우를 어떻게 비교해요. 그냥 물타기를 한 겁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요즘 추미애 장관이 아들 특혜 복무 의혹으로 시달리니까 여당이 또 제 자녀에 대해 공격하잖아요. 제 아들 논문이나 딸 대학입시나 아무런 위법이나 부정 사실이 없다는 게 다 밝혀졌는데도 그냥 자신들의 비리에 저를 희생양으로 엮어서 여론전을 하는 겁니다.”
 
 
  아들·딸 관련 의혹의 진실은
 
4·15 총선 선거운동 기간인 4월 2일 서울 동작을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가 유세현장에서 가족을 소개하고 있다.
  여당이 공격하는 나 전 의원의 아들과 딸 관련 의혹은 다음과 같다.
 
  1)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방학 동안 인턴활동을 한 서울대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발표한 포스터(논문 초안)가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라는 의혹과 이를 이용해 미국 예일대에 부정입학했다는 의혹,
 
  2) 딸이 성신여대 입학 및 재학 시 부정하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의혹,
 
  3) 딸이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위원회에 특혜 취업했다는 의혹 등 크게 세 가지다.
 
  시민단체는 이들 의혹을 검찰에 고발했고, 수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은 1)은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가 지난 6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2)는 학내 갈등의 희생양이 된 것으로 사실이 아니며, 3)은 사실이 아닌 것은 물론 오히려 자신과 딸이 SOK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입장이다.
 
  ― 아들 관련 의혹은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아들이 재학 중인) 미국 예일대학교까지 갔다 오면서 네 차례에 걸쳐 보도를 했는데요.
 
  “방송을 보니 기가 막혀요. 말을 잘라서 앞뒤를 교묘하게 붙이고, 교수 아닌 사람을 교수라고 하고, 상관없는 사람을 찾아가고, 대학 관계자들이 아이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야기해주는 화면이 나오는데도 엉뚱한 멘트와 자막이 붙어 나오고… 제가 아들 성적표도 일부 공개했었지만 고등학교, 대학교 모두 아주 우수한 성적을 받은 아이예요. 서울대에서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포스터는 아이가 쓴 게 맞다고 확인해줬는데 더 이상 무슨 얘기가 필요하죠.
 
  또 중요한 건 지금 여당에서 억지스럽게 문제를 삼는 4저자 포스터는 예일대 입시 때 적어 넣거나 제출하지 않았어요. 허위 논문을 입시에 이용한 조국 케이스와는 완전히 다른 겁니다.”
 
  ― 서울대 윤모 교수에게 직접 부탁해 아들이 실험실에 참여했다면서요. 윤 교수는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는데요.
 
  “미국에서 고등학교 다니던 아이가 여름방학 때 한국에 왔는데 실습할 대학 실험실을 찾길래 친분 있던 교수님을 소개해준 게 전부예요. 게다가 저는 그때(2014년 여름) 국회의원도 아니었어요.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낙선하고 3년 동안 원외로 있었는데, 당에서 7월 30일 국회의원(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나가라고 해서 갑자기 준비하느라 그해 여름은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입니다. 유력 국회의원이 대학 총장한테 외압을 넣거나 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냥 아는 분을 소개해준 것뿐이에요.”
 
  ― 딸 관련 의혹도 다 사실이 아니라는 겁니까.
 
  “그(딸이 다니던) 대학 내부에서 총장파와 반대파가 대립하면서 모 교수가 다른 교수들이 나경원 딸에게 최고 점수를 줬다고 고발성 제보를 한 건데, 알고 보니 그분도 제 딸에게 최고 점수를 준 걸로 나타났어요. 그냥 내부 분쟁에 저를 희생양으로 삼았고, 그걸 여당이 이슈화한 거죠.
 
  제 입장에선 장애가 있는 아이가 대학에 다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대기업에 취업할 것도 아니고 대학 성적 부정하게 높게 받아서 뭘 하겠어요. 대학 성적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 엄마가 위원장으로 있던 스페셜올림픽코리아에 딸을 이사로 등재했다는 의혹은요.
 
  “일단 딸은 제가 위원장에서 물러난 후에 이사가 됐고요. 저나 딸이나 스페셜올림픽을 위해 정말 노력하고 기여도 많이 했습니다. 저는 스페셜올림픽 무대에 더 많은 사람을 세우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고, 위원회가 좀 더 안정적인 재정 상태를 갖게 하려고 미국 워싱턴DC에 가서 담판을 짓고 오기도 했어요. 딸은 국제청소년스페셜올림픽에 참여하는 등 자격이 있기 때문에 위원회에서 심사 후 이사로 선출된 겁니다. 그 자리는 봉사하고 체험하는 자리지, 수당이나 월급을 받는 자리도 아닌데 특혜라니요.”
 
  ― 지난 총선에서는 남편(김재호 판사)과 딸이 유세 현장에 나와 주목받았습니다. 이전 선거에서는 가족을 잘 볼 수 없었는데요.
 
  “제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 이번에는 남편이 적극적으로 도왔어요. 딸도 제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이야기를 잘하더라고요. 낙선 후엔 오랜만에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이번 선거로 가족의 소중함을 더 많이 느끼게 됐죠.”
 
  ― 아들은 미국에 있어 선거에는 참여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지냅니까.
 
  “지난 5월에 대학 4년 마치고 졸업했고, 곧 군대 갑니다.”
 
  ― 아들 원정출산 의혹이 있었고 해명해도 믿지 않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제 국적 문제는 더 이상 공격당하지 않겠군요.
 
  “글쎄요. 여당이나 그쪽 지지자들이 또 뭐라고 할지 모르죠. 이젠 하나하나 해명하는 것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사실 아들한테는 참 미안한 게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제가 국회의원을 하다 보니 아무것도 해주질 못했어요. 교장선생님이 엄마가 그렇게 애를 안 봐줄 거면 유학을 보내라고 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중학교 때 유학가서 혼자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제가 중요한 학교 행사 때 가보면 선생님들이 저를 찾아서 아이가 정말 잘하고 있다, 공부도 봉사도 모범적으로 하고 있다고 이야기해주곤 했죠. 대학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어요.”
 
  나 전 의원은 “엄마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게 된 아들딸에게 정말 미안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검찰 고발건 불기소 처분, 수색영장은 법원에서 기각
 
2019년 한 해 동안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 대여 투쟁은 물론 장외투쟁에도 앞장섰다.
  ― 4·15 총선 때 시민단체로부터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건이 오늘(10월 14일) 불기소 처분으로 끝났습니다.
 
  “그 건은 불기소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아시다시피 예전부터 고발을 직업적으로 많이 하던 분(편집자 註: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이 한 거라… 총선 기간에 저에 대한 허위사실이 떠돌기에 저희 선거사무소에서 그 이야기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유권자들에게 문자를 보낸 겁니다. 이게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 떠도는 이야기란 수사 중인 아들 논문과 딸 입시 등을 얘기하는 겁니까.
 
  “그렇죠. 근데 그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법원이 결론을 내려주지 않고 있어요. 이 정권에서 저를 무혐의로 하긴 싫을 거고, 결론을 내지 않고 계속 끌고 갈 걸로 보입니다.”
 
  ― 불기소 처분을 두고 포털뉴스 댓글 등에선 검찰에서 나 전 의원을 봐준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있는데요. 딸 채용 의혹이 있는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관련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것도 법원이 봐준 것이고.
 
  “상식적으로 현재 정권에서 검찰과 법원이 저를 봐줄 리가 있나요. 추미애 검찰이 어떤 검찰이며, 지금 법원이 어떤 법원인가요. 한동훈 검사에게도 수색영장을 발부하는 법원인데 저에게 의혹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영장을 기각했겠습니까.”
 
  ― 본인이 정권의 피해자, 희생양이라고요.
 
  “그럼요. 제가 낙선한 것도 여당의 조직적인 공작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들딸 의혹이라는 게 시점도 5~6년 전인데, 모든 공작이 21대 총선을 겨냥해서 시작됐어요. 시민단체는 작년 8월부터 총선 전까지 총 13차례 저를 고발했고, MBC는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까지 〈스트레이트〉로 저를 네 차례에 걸쳐 공격했습니다. 선거운동이 시작되니까 이상한 단체들이 와서 사무실 앞에서 시위하며 선거운동을 방해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저를 낙선시키려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상대 후보의 언행도 정말 이상한 점이 많았는데, 알고 보니 후보의 의도가 아니라 모두 여당의 의도였어요. 〈스트레이트〉가 조국이나 추미애 장관 의혹에 대해서는 언제 보도했나요? 저를 저격하는 데 방송이 동원된 거라고 봅니다. 세 차례 방송이 나가고 나니 제 지역구에서 지지율이 10%p 이상 빠지더라고요.”
 
  ― 원내대표에서 물러나고 얼마 안 돼 총선을 치렀죠. 지역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낙선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습니다.
 
  “그런 문제는 아니었다고 봐요. 이 정권은 어떻게 해서든 저를 떨어뜨리려고 했습니다. 처음엔 저격공천을 하려고 했죠. 제가 있는 지역에 얼마나 많은 민주당 예비후보가 거쳐갔는지 아세요? 민주당에서 여기(동작을)에 여론조사를 돌려본 사람이 여러 명 있었는데 조사해보니 전부 승산이 없었고, 그러니 출마하겠다는 사람도 없었죠. 저를 이길 후보는 없는데 제가 당선되면 안 되겠으니 그렇게 조직적으로 움직인 겁니다.”
 
 
 
원내대표로 투쟁하며 정부·여당에 미운털 박혀

 
20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인 공수처법과 선거법을 끝까지 저지하려 했지만 의석수에서 밀려 실패했다.
  ― 원내대표로 투쟁에 앞장서면서 여당에 미운털이 강하게 박힌 것 같습니다.
 
  “제가 적당히 타협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아서였겠죠. 손혜원 전 의원이 부동산투기 논란에 휩싸인 후 결국 실형을 받는 걸 보면서 ‘저들(여당)이 나를 미워할 만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는 여당의 잘못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가볍게 생각하거나 놓친 게 없었습니다. 여당에서 무슨 사건이 일어났다 하면 즉시 우리 당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서 낱낱이 밝혀내고 검찰에 고발했죠. 조국 법무부 장관 사태도 법무부를 담당하는 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맡겨놨으면 그렇게까지 커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당 전체가 힘을 모아서 자료를 발굴하고 문제를 지적했어요. 조국 사태는 정권에 큰 타격을 입혔고, 그러니 이 정권이 저를 미워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 원내대표 시절을 돌이켜볼 때 아쉬운 점은 없습니까.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놓고 치열하게 저항하고 대치했지만 결국 숫자(의석수)에서 밀렸죠. 그런데 그렇게 최악의 법이 통과되는 일을 막기 위해 차악(次惡)이라도 협상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협상을 통해 출범 시기를 최대한 늦추든지 몇 가지 문제조항이라도 삭제했어야 하는데 그걸 마무리하지 못하고 물러나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는 작년 연말 어수선한 정국 속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나 전 의원의 원내대표 임기(1년)는 12월 말까지였지만 4월 총선이 예정돼 있던 만큼 당내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새로 원내대표 선거를 치르기보다는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3~4개월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황교안 대표가 원내대표 임기 연장은 없다고 못박았고, 자유한국당은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심재철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그는 2019년 1년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앞장서서 투쟁한 시간이 아쉬움도 남지만 큰 정치적 자산이 됐다고 했다.
 
  “사실 저는 정치를 시작하고 나서는 늘 치열한 전쟁을 치르듯 지냈습니다. 야당 정치인으로 시작해 정권교체를 위해 치열하게 싸웠고, 정권교체를 하고 나서는 문방위 간사를 지내면서 좌파가 미디어를 장악하려는 음모에 저항했습니다. 또 무상급식 이슈로 싸우다 보니 어느새 어깨에 무거운 짐을 지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가게 됐고요. 어려운 여건에서 선전하면서 상대 후보 지지율을 따라잡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말도 안 되는 마타도어가 연이어 나왔죠. 여성에게는 막대한 모욕감을, 유권자에게는 혼란을 주기에 충분했어요. 그 후에 또 보궐선거 치르고 4선에 원내대표까지 치열하지 않은 날이 없었어요.”
 
  ― 그렇다면 이제는 잠시 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가 신(新)독재 국가, 전체주의 국가, 반민주주의 국가가 돼가는 모습이 보이니 그냥 있을 수가 없어요.”
 
  ― 작년 《월간조선》 인터뷰에서도 집권 세력을 신독재 세력으로 규정했죠.
 
  “문재인 정권은 명백한 신독재 반(反)민주 세력입니다. 지금 집권 세력은 민주화운동을 했다고 자신하는 사람들인데 그들이 지금 가장 반민주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어요. 작년부터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이 지치고 혼란한 틈을 타 더 반민주주의로 가고 있어요.”
 
 
  ‘제2의 민주화운동’ 시작해야
 
  ― 총선 후 6개월이 지났는데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국민이 이렇게 독재정부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조용히 있는 건 야당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이야말로 제2의 민주화운동, 새로운 민주화운동을 해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현 정권 인사들이 했던 게 이른바 민주화운동이라면, 우리는 그들이 권력을 잡은 후 만들어낸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제2의 민주화운동’을 해야 합니다. 진보와 보수의 개념을 넘어서 좌우합작 민주화운동이 필요하다고 봐요.”
 
  ― 지금 야당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제일 큰 문제는 구심점이 없는 겁니다.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이유죠. 듬직하고 의지할 수 있는 느낌을 지금 야당이 못 주는 것 같습니다.”
 
  ― 스스로 구심점이 될 생각은 없습니까.
 
  “야당의 목표는 결국 정권교체인데 정권교체까지는 여러 과정이 있잖아요. 서울시장 보궐선거도 있고, 전당대회도 있고, 대선후보 경선도 있고… 그 과정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하는 게 맞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 이미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거나 대선에 대비한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잠룡들이 꽤 있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의원은 대권 도전 뜻을 이미 밝혔고, 황교안 전 대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고요. 유승민·김무성 전 의원은 조직 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유승민의 정치카페’와 ‘김무성의 마포포럼’ 명단에 나경원이라는 이름이 올라 있던데요.
 
  “이름을 올려달라는 요청이 와서 알겠다고 했어요. 이런저런 모임에 참석도 하고 전·현직 의원님들도 자주 만나서 정치 이야기도 하고, 사람들을 만나 민심에 대해 듣고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들을 시간인 것 같아요. 그동안 정치권에 있으면서 탄핵 정국에 대선에 대여투쟁에 너무 전쟁 치르듯 지내다 보니 이제는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인가요. 서울시장 후보나 당권주자 또는 대권주자로 꼽히는 입장에서 정치 스케줄을 볼 때 유유자적할 시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동안 책을 한 권 썼어요. 작년에 원내대표로 전쟁 같은 1년을 보내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돌아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주주의가 후퇴하게 된 아쉬움과 앞으로 반민주화 세력에 맞서 어떻게 투쟁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며 글을 썼습니다.”
 
  ― 언제 출간합니까. 출판기념회와 함께 서울시장이든 당대표든 대통령이든 출마선언을 하게 되는지요.
 
  “11월 초 출간 예정인데 행사는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출판기념회를 한 적이 없습니다. 출간과 별개로 고민은 항상 하고 있으니 곧 결론이 나겠지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습니다.”
  
   
  야당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 당장 내년 상반기에 서울시장 선거가 있는데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다고 봅니다. 서울에 현역 의원도 적고, 구청장은 단 1명뿐이고, 시의원도 극소수로 조직이 너무 부족합니다. 당에 구심점이 없고 대권주자도 약하다 보니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아요. 심지어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지지율이 빠지고 있는 형편 아닙니까.”
 
  ― 지지율이 왜 떨어진다고 보십니까.
 
  “중도층 공략도 좋지만 당의 정체성 등 지킬 건 지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요. 공정거래3법 같은 법에 우리 당이 찬성을 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숫자(의석수)가 적다고 너무 기죽어 있는 것 같습니다. 여당은 맨날 야당이 발목 잡는다고 하는데, 더 좋은 미래를 위해 싸우기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협치도 좋지만 여당이 짜놓은 틀에 따라가야 하는 건 아니죠.”
 
  ― 의석수에서 밀리니 불가피한 상황 아닐까요.
 
  “제가 원내대표 할 때 자유한국당 의석수가 108석이었어요. 지금 국민의힘이 103석이잖아요. 그렇게 움츠러들어야 할 이유가 없어요. 해야 할 일을 못 하고 있지 않습니까. 야당은 야당의 역할과 본분을 다해야 합니다.”
 
  ― 전직 원내대표의 시각에서 볼 때 지금 야당이 원내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거죠.
 
  “힘들고 어려운 환경은 저도 이해하죠. 하지만 의회 전력이 너무 많이 넘어 갔어요. 상임위원장은 자리 몇 개가 아닙니다. 조금이라도 더 가져와야 했어요. 여당 입장에선 상임위원장을 다 장악하고 있으니 야당과 협상할 이유가 없잖아요. 우리가 상임위원장 자리를 갖고 있어야 여당과 협상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대차3법 등 문제가 되는 법안에 대해 통과를 막을 순 없어도 협상을 통해 독소조항은 들어낼 수 있어요.”
 
  ― 그때는 슈퍼여당의 횡포에 그렇게(모든 상임위원장 포기) 저항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에서는 얘기하죠.
 
  “주호영 원내대표도 그렇게 다 줘버릴 생각은 아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근데 원래 국토와 정무 등 몇 자리는 야당에 주기로 했었잖아요. 그러면 협상을 통해서 한 자리라도 더 받아내고 여당을 견제해야죠. 그래야 103석을 우리 당에 준 국민의 뜻을 배신하지 않는 겁니다. 자리 몇 개 문제가 아니라 의회 권력을 지키지 못한 게 문제입니다.”
 
  ― 20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20대 국회 출범 당시 새누리당이 당 출신 무소속 포함해 의석수가 더 많았는데 국회의장을 ‘양보’했죠. 제가 의장직을 지켜야 한다고 강력하게 반발했지만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법사위 등 실세 상임위원장이 중요하지 의장이 중요한 게 아니라면서 양보를 해버렸어요. 그렇게 의회 권력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우리 당이 흔들리게 됐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야당에 대한 국민의 아쉬움은 원내만의 문제는 아니죠.
 
  “문재인 정부가 개천절(10월 3일)과 한글날(10월 9일) 광화문 집회를 막는 모습을 보고 야당이 이렇게 조용히 있어도 되는지 안타까웠습니다. 드라이브 스루라도 해서 순수하게 뜻을 표현하는 사람들을 막겠다고 정부가 차벽을 줄줄이 세우는데 이럴 때 야당이 필요한 것이죠. 우리 국민의 자유가 이렇게 말살되고 있는 상황에서요. 당에서는 그런 얘기를 하면 표가 떨어져 나간다느니 싸움꾼이 된다느니 하면서 자제시키는 분위기라고 하는데, 조용히 있는다고 표가 옵니까. 오히려 그래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야당이 야당다워야
 

  ― 야당이 반민주정권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하겠군요.
 
  “문재인 정권은 정치적으로 반민주적인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으로도 반민주 정권이 돼버렸습니다. 공정거래3법에 부동산거래허가제 같은 법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반(反)하는 법입니다. 우리 당이 여기에 반발하지 않고 따라가는 건 우리 정체성을 잃는 거예요. 우리가 자유 대한민국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갖고 국민에게 어필해야 지지를 얻고 중도층도 끌어들일 수 있는 거죠. 여당이 하는 걸 따라하면 국민이 원조(元祖)를 찾지 우리에게 오겠습니까.”
 
  ― 민주화세대를 자처하는 집권 세력이 반민주 세력이 된 이유는 뭘까요.
 
  “민주화세대라는 선민의식 때문이죠. 그들의 부패와 비리가 어느 정도로 극에 달했는지 국민이 다 봤잖아요. 그런데도 자신들은 이쯤은 별것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공격을 당하면 반성할 생각은 안 하고 남을 공격해요. 그 대표적인 희생양이 저 아닙니까. 아니 본인들이 떳떳하면 수사를 받으면 되지 왜 엉뚱하게 저를 수사 안 하냐고 뻔뻔스럽게 주장하나요. 그렇게 안 하면 자신들이 무너진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어떤 정치적인 시련이 있어도 스러지지 않겠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혔는데요.
 
  “이제 웬만한 공격에는 맷집이 생긴 것 같네요. 타의로 정치를 그만둘 생각은 없어요. 초선 때부터 정치를 하는 동안 꿋꿋이 나의 길을 가겠다는 다짐을 해왔습니다. 국회에 처음 들어올 때 제 기도 주제가 두 가지였는데요. 첫 번째는 내가 정치를 그만두고 싶을 때 그만둘 수 있게 해달라는 거였고요. 두 번째는 내려오는 모습이 아름답게 해주십시오였어요. 정치인들은 대통령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는데 저는 그런 건 아니었고요. 일부 정치인처럼 정치에 중독돼서 추하게 계속 정치하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정치는 달리는 기차라고 생각해요. 타고 있는 동안은 열심히 달리고, 내리고 싶을 때 스스로 내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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