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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우상화' 그 뿌리는? / 김광일

오래 전 문학담당 기자들이 신경림 시인을 모신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진보든 보수든 성실한 놈이 이기는 겨.” 논리로 따져본답시고 백날 부딪쳐 봤자 그 자리를 뱅뱅 맴돌 뿐일 때가 있는데, 결국 승패는 성실함에 의해 결판나더라, 하는 말씀이었다. 올해 쉰일곱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현 정권에게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는데 저쪽에서 이렇다 할 대응을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신경림 시인의 말씀처럼 진중권이 워낙 성실하기 때문이다.

진중권은 서울 강북의 17평 빌라에서 7년 전 입양한 고양이 ‘루비’와 둘이 산다고 했다. 아내와 아들은 독일에 있다. 야행성이라서 자정부터 새벽 네 시까지 글을 쓰고, 야식으로 라면에 밥 말아먹고 네 시에서 여섯 시 사이 잠든다고 했다. 열 시에서 정오 사이에 일어나서 1500원짜리 김밥 한 줄과 다이어트 콜라로 점심을 해결하고 저녁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먹는다고 했다. 드물게 사람을 만나지만 보통은 종일 집에 있다고 했다. 하루 종일 읽고 생각하고 쓰는 사람이다. 똑똑한 사람이 성실하기까지 하면, 그러니까 이런 사람이 정권을 공격하면 술 먹고 골프 치고 야합하기 바쁜 사람들은 도저히 맞상대가 되지 않는다. 한때 우리 언론계에서 일세를 풍미했던 ‘박정희 전문기자’ 조갑제 선배가 떠오른다. 이 분도 술도 안 먹고, 골프도 안 치고, 오로지 사람 인터뷰하고, 취재하고, 책 읽고, 기사만 썼다. 그에게 맞서려고 했던 그 누구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최근 책을 냈다. ‘진보는 어떻게 몰락하는가’라는 책이다. 조국 사태로 진보는 파국을 맞이했다는 것인데, 이른바 문재인 정권 진영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조선일보 문화부 곽아람 기자가 진중권을 인터뷰했는데, 여러분과 꼭 공유하고 싶은 대목이 있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이렇다.

“문대통령은 재미있게도 철학이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화에 대한 비전과 남북통일에 대한 비전이 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민주주의를 성숙한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한 자기만의 비전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이 분은 비전이 없다. 자기가 대통령하려고 했던 분이 아니다. 친노 세력이 폐족 상태에서 화려하게 부활할 때 필요한 카드로 사용했고 지금도 거기 얹혀 가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 보니 대통령이 역할이 없다. 윤리적 이슈를 놓고 사회가 분열됐을 때 통합하고 기준을 세워주는 기능을 대통령이 해야 하는데 조국 때는 오히려 기준을 무너뜨렸고, 윤미향 때도, 이번 추미애 장관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공개 강요 때도 정리를 해주지 않는다. 국민을 통합시켜야 하는데 갈라치기 한다. 대통령이 없는 거다.”

조금 길게 인용을 했는데, 요약하자면 진중권은 문 대통령을 이렇게 봤다. “철학이 없다.” “비전도 없다.” “친노 세력에게 카드로 사용됐다.” “역할이 없다.” “(조국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는 식으로) 윤리 기준을 무너뜨렸다.” “(윤미향·추미애 사태 때 시시비비를) 정리를 해주지 않았다.” “국민 통합 대신 갈라치기를 한다.” 그래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진중권의 결론은 이렇다. “대통령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에게 확실한 지지층이 있는 것에 대해 진중권은 “문 대통령의 우상화”란 표현을 쓰면서 이렇게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우상화에는 팬덤 문화 외에 NL(민족해방 운동권 진영)의 개인숭배 문화가 있는데 북한식 정치문화가 남한의 부르주아 정치에까지 투영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NL의 개인숭배 문화를 답습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수령님 문화’ 비슷한 것이다. 문 대통령 숭배는 전대협 ‘의장님’이 행사장에 가마 타고 입장하던 봉건적 문화의 습속이 낳은 일종의 문화 지체(遲滯) 현상이다. 이걸 대통령 본인이 알아야 하는데 거기에 대한 감 자체가 없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마디로 진중권이 봤을 때 문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북한의 ‘수령님 문화’가 흘러든 것이라고 했다. 그런 ‘개인숭배 문화’가 투영된 것이라고 했다. 더더욱 큰 문제점은 문 대통령이 이런 현상에 대해 아무런 ‘감’이 없다는 것, 즉 문제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진중권은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했다. “그 전엔 부패나 비리 사건이 나오면 사과나 반성을 한다든지 사과하는 척은 했는데 이번엔 그 기준 자체가 무너졌다.” 그렇다. 조국 씨가 대한민국에게,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저지른 가장 큰 죄는 무엇일까. 웅동학원 비리 의혹, 사모펀드 비리 의혹, 자식들에게 표창장을 위조해준 것 등등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여러 범죄 혐의들일까. 아니다. 그것이 아니다. 조국의 가장 큰 죄는 한 나라의 구성원들이 간직하고 키워온 상식과 윤리의 기준을 무너뜨린 것이라고 진중권은 통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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