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코너리가 007시리즈 '네버'세이 네버'어게인'에 출연했을때 사진(왼쪽)과 2000년 기사 작위를 받은 숀코너리./AFP 연합뉴스
숀 코너리가 007시리즈 '네버'세이 네버'어게인'에 출연했을때 사진(왼쪽)과 2000년 기사 작위를 받은 숀코너리./AFP 연합뉴스

추억의 한 막이 내렸다. 원조 ’007 제임스 본드' 숀 코너리가 90세 나이로 우리 곁을 떠났다. 까까머리 중고등학생 시절 그는 우리 사내들의 영웅이었다. 길거리에는 여전히 ‘시-바ㄹ’ 택시와 삼륜차 기아마스타가 굴러다니던 시절 그는 마치 외계에서 날아온 듯한 차를 몰고 다녔다. 언제나 강렬한 눈매의 흐벅진 여인과 함께.

그는 1962년 ‘닥터 노’를 시작으로 1971년 ‘다이아몬드는 영원히’까지 10년 동안 6편, 그리고 한참 후인 1983년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까지 모두 7편의 007 시리즈에 출연했다. 그의 뒤를 이은 로저 무어는 12년 동안 8편을 찍었건만 사람들은 여전히 ’007′ 하면 코너리를 떠올린다. 나는 요즘도 ‘저출산·고령화’에 관한 강의를 할 때면 그의 1967년 영화 ‘두 번 산다’ 포스터를 올리고 인생 2모작 얘기를 풀어나간다.

그는 제임스 본드 역에 고정되는 걸 싫어해 일찌감치 다른 배역을 찾아 많은 영화에 참여했다. 세월이 많이 흐른 1987년 그를 ‘언터처블’에서 다시 만났을 때 정말 기뻤다. 게다가 특유의 존재감으로 알 카포네 역을 징그럽게 잘 소화해낸 로버트 드니로를 누르고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거머쥐었을 때 어릴 적 내 추억 속 인물이 부활해 돌아온 것 같아 더욱 기뻤다.

원조 조각 미남 숀 코너리의 죽음으로 ‘거역할 수 없는 마초의 시대’ 역시 막을 내렸다. 클라크 게이블과 게리 쿠퍼에 이어 존 웨인이 가고 이제 숀 코너리마저 떠났다. 이들은 요즘 최고로 잘나가는 드웨인 존슨이나 빈 디젤 같은 마초들과는 결이 사뭇 달랐다. 코너리는 한때 여성을 구타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발언해 앞뒤 분간 못 하고 그저 힘자랑만 하는 ‘말초적 마초’로 추락할 뻔했지만 훗날 정중히 사과했다.

“본드, 제임스 본드.” 남자들의 남자로 살아줘 고맙습니다. 편히 쉬십시오.


#  007 제1탄 닥터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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