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연합뉴스

문재인 정권의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에 대한 검사들 집단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26일엔 고검장(6명) 전원과 검사장 17명, 대검 과장,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10여개 지검 평검사 등이 성명을 발표했다. 윤 총장 직무 정지 위법·부당성을 지적하는 글을 올린 검사가 25일 350명을 넘었고, 26일 고검장들 성명에 댓글을 단 검사도 수백 명이라고 한다. 사실상 검사 대부분이 들고일어난 전대미문의 사태다. 2만여명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대한변협과 참여연대도 정권 비판 성명에 가세했다. 검사들은 “나치 괴벨스가 떠오른다” “무법천지” “절대왕정”이라고 했다. 전직 검찰총장도 “유신 때 야당 총재 직무 정지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결코 과장이 아니다.

윤 총장에 대한 징계와 직무 정지는 아무 근거가 없다. ‘판사 사찰’이라고 한 것은 검사들이 공판을 제대로 하기 위해 재판장의 소송 지휘 방식 등을 이미 공개된 재판 사례를 들어 분석한 것에 불과하다. ‘판사 사찰' 발표부터 하고 압수 수색은 나중에 했다. 혐의가 있어서 징계한 게 아니라 징계를 먼저 하고 ‘혐의’를 찾아내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행태로 볼 때 앞으로 조작을 할 가능성도 있다.

윤 총장은 서울행정법원에 직무 정지 취소 소송과 함께 일단 효력을 중단시켜 달라는 신청을 냈다. 그러자 법무부는 윤 총장 징계위원회를 다음 달 2일 소집하겠다고 했다. 법원의 결정이 나오기 전에 윤 총장을 해임하려는 것이다. 이 모든 일의 배후에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사흘째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이 왜 이런 무리수까지 두는지 짐작이 어렵지 않다. 지금 검찰에선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월성 원전 조기 폐쇄와 경제성 조작 범죄에 문 대통령이 관여한 정황이 이미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다. 산업부 공무원들은 감사 도중 심야에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444개 파일을 지웠다. 청와대 관련 증거를 인멸한 것이다. 그러나 검찰의 압수 수색과 포렌식 작업을 통해 ‘결정적 증거’가 포착됐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자신의 불법 혐의를 덮고 검찰 수사를 방해하려고 ‘윤 총장 제거 작전’을 벌이는 것 아닌가. 고검장들은 성명에서 “특정 사건 수사에서 윤 총장의 판단을 문제 삼아 직책을 박탈하려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검찰 안팎에선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을 쫓아낸 뒤 검찰 인사를 실시해 월성 원전 수사팀 등을 또 공중분해시킬 것이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미 청와대 울산 선거 공작, 조국 비리 등 정권 범죄 혐의를 수사하던 검찰팀을 공중분해시킨 바 있다. 권력형 비리 수사 담당 검찰 부서들을 대거 해체시키기도 했다. 신라젠·라임·옵티머스 사건에 정권 실세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증권범죄합수단까지 없애버렸다.

그렇게 검찰을 무력화하면서 중국 공산당 감찰위원회와 비슷하다는 공수처를 만들어 판·검사를 위협하고, 대통령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수사 권력을 몰아주려고 한다. 만약 지금 공수처가 있다면 윤 총장부터 공격했을 것이다. 이상한 나라가 돼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