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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전 1호기 멈춘 경주 월성에 가다 / 이경훈 기자

월성 原電 1호기 멈춘 경주 월성에 가다

“原電이 안전하니 여기서 일하죠. 위험하면 돈 2억 준다고 해도 있겠습니까?”

글 :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 ⊙ “사명감으로 일하는 우리에게 왜 손가락질을 하나요?”(월성 원전 근무 A씨)
    ⊙ 정부가 내세운 조기 폐쇄 논리는 모두 반박돼
    ⊙ “電力이 튼튼해야 남북통일도 할 수 있다”
    ⊙ “原電에 수명이 있다는 생각은 오해… 원전은 오래 돌리면 돌릴수록 경제적”
    ⊙ “월성 1호기, 기술적으로는 살릴 수 있으나 정치적으로 불가능”
    ⊙ 13년 전 盧武鉉 전 대통령은 월성에서 무슨 말을 했나
경북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에서 바라본 월성 원자력발전소. 월성 1·2·3·4호기가 나란히 들어섰다.
  2020년 10월 20일,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이라는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국회가 감사를 요청한 지 386일 만에, 보고 기한을 233일이나 넘긴 시점이었다.
 
  감사 결과의 요지는 크게 4가지였다. ①월성 1호기 ‘계속 운전’의 경제성을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 ②즉시 가동중단 결정은 경제성 외에 ‘안전성’이나 ‘지역수용성’ 등을 종합 고려했기에 ‘월성 1호기 즉시 가동중단 결정’은 감사원의 감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음 ③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이사들이 사익을 취득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고, 한수원에 재산상 손해를 가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 할 수 없음 ④산자부 장관 및 국장 등 실무자, 한수원 사장에 대한 징계 요구.
 
 
  아쉬움이 남는 감사원 보고서
 
월성 원전 1호기. 사진=조선DB
  감사 보고서가 공개되자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정범진 교수는 “경제성 평가가 잘못됐다는 점이 밝혀져 다행”이라면서도 아쉬워했다.
 
  “안전성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판단합니다. 원안위는 2015년에 이미 월성 1호기가 2022년까지 계속 운전할 수 있도록 운영 허가를 내줬습니다. 감사원이 안전성을 논하는 것은 맞지 않죠.
 

  지역수용성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수원이 즉시 가동중단 결정을 내릴 때 경주시민을 대상으로 어떠한 찬반도 조사한 바 없습니다. 오히려 경주시민은 맥스터(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 추가 건설에 찬성했습니다. 안전성과 지역수용성만 보면 계속 운전하는 게 맞죠.”
 
  정부가 내세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이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논리는 ①계속 운전 시 경제성 부족 ②안전성 문제 ③지역수용성 부족에 기초한다.
 
  경제성 문제는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를 통해 이미 반박됐다.
 
  안전성 문제 역시 2015년 원안위가 월성 1호기에 대한 연장 운영(2022년 11월)을 허가했기에 이를 재론(再論)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정범진 교수. 사진=조선DB
  정범진 교수는 “감사원 보고서에서도 ‘월성 1호기의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역수용성이 남았다. 정부는 ‘지역 주민들이 월성 1호기를 더는 원치 않기에 조기 폐쇄했다’고 했다. 주민들이 월성 1호기의 계속 운전을 원한다는 것이 밝혀지면, 정부가 내세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의 논리는 모두 무너지고 만다.
 
  주민들의 생각을 듣기 위해 경주로 갔다.
 
  월성 원자력발전소(월성 1~4호기, 신월성 1・2호기)는 ‘동(東)경주(경북 경주시 양북면·양남면·감포읍)’ 일대에 있다. 울산광역시 북구와 인접했다. 월성 1~4호기는 양남면과 양북면의 경계에 자리 잡았는데, 행정구역상으로는 양남면 나아리이다. 신월성 1・2호기는 양북면 봉길리에 있다.
 
  경주 시내에서 양남면까지는 차로 약 1시간 거리이다. 불국사를 품은 토함산을 지나 동해 쪽으로 향했다. 감은사지 석탑을 지나자 푸른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문무대왕릉을 마주하고는 곧장 ㄴ자형의 봉길터널(2.4km)로 들어갔다. 터널을 나오자 돔형 건물 4동이 보였다. 월성 원전 1·2·3·4호기였다.
 
  양남면에는 14개 리(里)가 있고 인구는 6500명이다. 양남면 행정복지센터(면사무소)가 있는 하서리로 갔다.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니 방앗간과 중국집, 찜질방, 마트, 모텔 몇 개 정도만 보였다. 동네 할머니에게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자신은 잘 모른다면서 철물점에 가보라고 했다. 철물점 주인은 마을 이장이었다. 철물점에는 마침 원전이 있는 나아리 이장 홍중표(52)씨도 있었다. 나아리는 1호기 조기 폐쇄로 가장 큰 손해를 입었다.
 
 
  주민 동의 없이 지어놓고는 묻지도 않고 폐쇄
 
양남면 나아리 이장 홍중표씨.
  홍중표 이장은 “2018년 6월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할 때 정부나 한수원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물은 적이 없다”고 했다.
 
  — 1호기 조기 폐쇄로 지역 경제가 많이 나빠졌나요.
 
  “당연하죠. 원전 1기당 매년 40~50일간 유지보수를 합니다. 여기에 유지보수 인력이 200명 정도 투입되죠. 연인원 1만명이에요. 이 사람들이 지역에서 점심·저녁을 해결했어요. 1호기를 폐쇄하니 그만큼 손님이 줄었죠. 거기에 1호기가 발전을 멈췄으니 지원받을 예산도 줄겠죠.”
 
  — 발전소 6개 중 1개에 불과한데요.
 
  “아닙니다. 1호기 폐쇄 전에는 현상 유지라도 했는데, 이제는 유지조차 안 되는 거죠.
 
  1호기를 폐쇄한다고 해서 바로 철거하는 것도 아니에요. 해체 전까지는 수십 년간 방치해놓습니다. 그런데도 지역에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는답니다. 월성 1호기를 지을 때도 동의 없이 지어놓고 조기 폐쇄할 때도 자기네 마음대로 했어요. 지금은 또 방치해놓고 있잖아요.”
 
  — 한수원에서 어떤 지원을 받습니까.
 
  “월성 원전이 지지난해(2018년)에 생산한 발전량(kWh)에 0.25를 곱한 금액을 마을별로 나눠 받아요. 또 전기세 보조, 자녀 학자금 지원, TV 수신료 지원, 건강검진 지원 등이 있습니다.”
 
  ‘발전소 주변 지역에 관한 법률(발지법)’에 따르면, 발전소 주변 지역(발전기로부터 5km 이내의 육지 및 도서 지역이 속하는 읍·면·동)은 발전사업자(한수원 등)로부터 사업자지원사업비와 기본지원사업비, 특별지원사업비 등을 받는다. 동경주 지역이 여기에 해당한다.
 
  경주시는 최근 5년간 한수원으로부터 373억원을 지원받았다. 연도별 금액은 2016년 77억원, 2017년 82억원, 2018년 75억원, 2019년 73억원, 2020년 66억원이다(다시 경주시와 동경주가 5대 5로 나눈다).
 
  — 4인 가족으로 치면 1년에 얼마나 받습니까.
 
  “개인에게 돌아가는 현금은 없어요. 한수원에서 경주시에 기본지원사업비를 주면, 그 예산을 경주시가 다시 동경주에 나눠줍니다. 이 돈으로 마을 단위 사업을 합니다. 동네 도로를 포장하거나 농로(農路) 보수를 하죠. 마을회관도 짓고요. 협동조합을 만들어 수익 사업도 합니다.”
 
한수원 월성 본부가 지원한 특별지원사업비 83억원을 포함 150억원을 들여 지은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양남면 복지회관. 헬스·사우나 시설, 펜션 등이 있다. 사진=경주시청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거론되자 동경주에서는 대책위원회를 꾸려 산업자원부에 ‘조기 폐쇄에 따른 지역 경제 피해 등을 책임져 달라’고 요구했다.
 
  홍 이장은 “당시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이 ‘예산과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답이 없다”며 “산업부가 거짓말을 했다”고 했다.
 
  그는 월성 1호기 폐쇄 전만 해도 나아리에 약 170개의 점포가 있었지만, 현재는 70~80곳만이 남아 있다고 했다. 이어 “환경단체 사람들은 여기에 살지도 않으면서 데모만 해대는 바람에 동네가 혐오 지역이 됐다”면서 “서너 명이 와서는 만날 데모했는데 이들의 주장이 지역 의견인 양 비쳐 답답하다”고 했다.
 

  — 원전에서 사고가 나면 위험하잖아요.
 
  “우리보다 더 똑똑하고, 서울대·연대·고대 나온 사람들이 뭐가 아쉽다고 여기서 일하겠습니까? 한수원 발전소 직원들도 한동네에 같이 삽니다. 안전하니까 여기서 일하는 거죠. 위험하면 돈 2억원 준다고 해도 일하겠습니까?”
 
  — 원전에서 일하는 사람은 뭐라고들 합니까.
 
  “허파가 디비진다고 하죠. 지금 한수원 사장이 정권 낙하산 아닙니까. 그러니 이사회니, 뭐니 다 무시하고 가짜로 (경제성을) 계산해서 조기 폐쇄했잖아요.”
 
 
  주민의 80~90%는 원전 계속 운전 찬성
 
원자력노동조합연대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들어선 서울 광화문 KT 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DB
  홍 이장은 후쿠시마 원전과 월성 원전을 비교하며 “월성 원전은 안전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원주민의 80~90%가 원전 운영에 찬성한다”면서 “주민들은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원한다”고 했다. 이어 “외부 단체가 마을을 시끄럽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양남면 발전협의회 하대근 회장은 “2015년 월성 1호기 계속 운전을 추진할 때는 주민 동의를 받아놓고, 2017년 조기 폐쇄 때는 아무런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 주민들은 ‘월성 1호기가 2022년까지 계속 운전한다’는 것을 전제로 2015년 당시에 계속 운전에 동의한 것”이라며 “조기 폐쇄에 따른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으므로, 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감사원 보고서에도 한수원이 ‘탈원전으로 인한 한수원의 손해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산업부는 ‘법을 바꿔 보전해주겠다’고 한 내용이 나온다.
 
  양남면사무소 관계자를 만났다.
 
  — 1호기 조기 폐쇄에 따른 피해가 큽니까.
 
  “그렇죠.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봅니다. 매년 양남면은 원전 덕분에 12억원에서 14억원가량을 지원받았습니다. 올해(2020년) 배정받은 금액은 2년 전 발전량을 적용한 겁니다. 내년에는 1호기 중단에 따른 전력 생산량 감소가 반영돼 지원금도 축소되겠죠. 또 발전소가 사라지면 인력도 줄고 소비도 줄겠죠. 앞으로 월성 2~4호기도 수명 연장을 하지 않고 곧바로 폐쇄하지 않겠습니까.”
 
  — 주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가동을 중단한다고 해서 원전을 곧바로 해체해 없애는 것도 아니잖아요. 주민들은 가동하지도 않으면서 건물만 남겨두면 흉물이 된다고 불만이죠. 발전에 따른 대가를 기대할 수도 없고….
 
  지역에는 원전을 찬성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그런데 반대하는 소수의 목소리가 더 커서 마치 원전을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처럼 보입니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입 다물고 가만히 있어요.”
 
  — 찬성 비율은 어떻게 되나요.
 
  “적어도 10명 중 6~7명은 찬성입니다. 주민들은 ‘어차피 있는 원전, 반대급부라도 받으면 더 도움이 되지 않겠나’ 하는 입장입니다. 또 7000억원을 들여 월성 1호기를 새로 정비했잖아요. 이제 와서 경제성이 안 맞는다니…. 하루아침에 기존 결정이 뒤집히는 걸 보고 ‘이럴 수가 있나’라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이 공개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분노하고 있어요. 수천억을 들여 고치지나 말든지…. ‘할 거 다 해놓고서는 왜 이러느냐’ ‘돈을 들여 고쳤으면 2022년까지는 돌려서 투자한 것은 빼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주민들 생각입니다. 본전 생각나지 않겠어요? 자기 돈이면 이런 식으로 하겠습니까?
 
  여기 사람들은 원전 덕분에 그나마 이 시골이 발전됐다고 생각해요. 한수원에서 매년 10억원 가까이 지원받으니 도로를 포장해도 다른 데보다는 더 자주 할 것 아닙니까.”
 
  우리나라 두 번째 원전이자 중수로 형태인 월성 1호기는 1983년 상업 운전을 시작해 2012년 11월 11차 운영 허가 기간이 끝났다. 한수원은 5925억원을 투입해 노후 설비를 교체하고 안전성을 강화했다. 연장 가동에 대한 지역 주민의 동의를 얻기 위해 지역상생협력금 131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 중 1047억원을 집행하는 등 7000억원을 들여 원안위로부터 2022년까지 10년 연장 운전 허가(2차 운영 허가) 승인을 얻었다.
 
 
  상점 3곳 중 2곳은 문 닫아
 
  면사무소에서 원전이 있는 나아리까지는 차로 약 6분 거리였다. 나아리 월성원자력홍보관에 도착하니 월성 원전 4기와 원전을 둘러싼 철조망이 눈에 들어왔다. 철조망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는 상권이 형성돼 있었다.
 
  오후 5시, 거리는 사람들로 붐벼야 할 시간임에도 한산했다. 점포 3곳 중 2곳은 문을 닫았다. 한쪽 골목에 줄지어 자리 잡은 유흥업소들도 간판만 붙어 있을 뿐 영업하지 않은 지 오래돼 보였다. 폐허로 방치된 건물도 여럿 있었다. 동네를 3바퀴나 돌아봤지만, 식당을 이용하려는 이들을 찾기 어려웠다.
 
  아무 가게나 들어가 사정이 어떤지 물으려 했으나, 이를 묻는 것조차 민망할 정도의 분위기였다.
 
  한 노인에게 동네 사정을 물었더니 자신을 따라오라고 했다. 양남면에서 40년째 신문지국을 하는 김상덕(70)씨였다. 김씨는 월성 1호기가 들어서기 전인 1975년부터 이곳에서 지냈다. 올해로 45년을 살고 있다.
 
  “이쪽으로 와보세요. 여기 보세요. 다 문 닫았어…. 아무도 없잖아요. 이 골목으로 빈집들 좀 봐요. 사람이 살지를 않으니 건물이 폐가가 돼버렸어요. 여기가 유흥업소 골목인데, 노래방도 다 문 닫고.”
 
  — 월성 1호기 문 닫고부터 이렇게 됐나요.
 
  “네. 여기 봐요. 이 집도 장사 안 하고, 이 집도…. 지금 이런 상황이에요. 여기 되게 맛있는 중국집인데 문 닫았어. 참… 코로나랑 상관없는 거예요.”
 
  — 1호기 하나 멈췄다고 이 정도입니까.
 
  “신월성 1·2호기를 지을 때는 건설 인력들이 와서 동네가 붐볐는데, 신규 원전 건설도 없고, 월성 1호기도 조기 폐쇄하니 동네가 이 모양이 됐죠. 원전이 30년을 채우기만 하면 앞으로 (연장 없이) 죽일 테니 상황은 더 나빠지겠죠….”
 
  신월성 1·2호기는 각각 2007년 건설을 시작해 2012년 7월과 2015년 7월에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김 지국장은 이곳에서 두 자녀를 낳아 길렀다. 원전 근처에 살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도 잘못됐다고 말했다.
 
  “한수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9000만원쯤 된답니다. 연봉을 1억~2억 준다고 해도 내 2세, 3세에 악영향을 끼친다면 근무할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아니 그리고, 나는 만날 새벽에 신문 배달하러 발전소 안으로 들어가는데, 아무리 돈을 준다고 해도 몸에 해롭다면 내가 들어가겠어요?”
 
  김씨는 “여기(월성)가 위치도 정말 좋다”면서 “원자력은 제일 깨끗하고 싼 에너지인데, 다른 대안이 있나”라고 했다.
 
  2015년 3월, 원자력안전위원회 이은철 위원장은 ‘월성 1호기 수명 연장’ 논란에 대해 “우리가 전문가인데 정말 위험하다면 왜 계속 돌리도록 하겠느냐”고 했다.
 
 
 
‘설계 수명=원전 수명’이라는 오해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정용훈 교수.
  원전에도 ‘수명’이 있다고들 생각한다. 이 때문에 원전이 정해진 수명을 채우면 곧 원전을 영구 정지하고 해체해야 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원전에 수명이 있다는 오해는 번역 과정에서 생겨났다.
 
  미국은 1954년 원자력법에 상업용 원자로 시설 운영 허가 기간을 40년으로 정했다. 사업자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원전 기기와 부품을 제작·공급하는 업체도 원전 운영 허가 기간인 40년에 맞춰 원전 기기와 부품을 만들었다. 이를 ‘40년에 맞춰 공학적으로 설계했다’고 말한다. ‘원전 구성요소의 공학적 설계 수명은 40년’이라는 표현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40년이 된 원전은 수명을 다한 것이니 폐쇄해야 한다’는 오해가 생겼다.
 
  우리나라는 원전의 첫 운영 허가 기간을 30년으로 정했다. 이 역시 독과점을 막기 위한 조치일 뿐 원전의 수명이나 폐쇄 시점을 규정한 것은 아니다.
 
  카이스트 정용훈 교수는 “운영 허가 갱신은 운전면허를 갱신하는 것과 유사하다”면서 “원전은 수명이 따로 없다”고 했다.
 
  정 교수는 “문제가 있는 원전은 1차 운영 허가 기간도 채우지 못하고 퇴역한다. 월성 1호기는 1차 운영 허가 기간인 30년을 꽉 채운 뒤 연장 운영 허가까지 받았다”며 “이는 월성 1호기가 우수하다는 의미이자 앞으로 30년은 더 가동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플로리다의 터키 포인트(Turkey Point) 원전 3·4호기는 1차 운영 허가 40년, 2차 운영 허가 20년을 거쳐 3차 운영 허가(20년)까지 받아 총 80년을 운전할 것”이라며 “1차 운영 허가를 마치고 2차로 운영할 때쯤이면 이미 원전 건설에 들어간 초기 비용을 모두 회수한 시점이라 오히려 원전의 경제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원전은 오래 운영하면 할수록 경제적이라는 의미이다.
 
  1차 운영 기간을 마친 후 설비 개선 등에 비용을 투자하면 2차 운영 기간에는 핵 연료비와 원전 운영비, 유지보수비 정도만 들어간다. 4인 가정에서 8개월간 쓸 전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우라늄 원료의 원가는 5000원이다.
 
 
  전기만큼 평등한 게 없어요
 
월성 원자력발전소 주제어실. 사진=조선DB
  월성 원전에 근무하는 한수원 직원 A씨와 B씨를 만났다.
 
  A씨는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너무 성급하다”고 했다. 그는 “전기만큼 평등한 게 없다”며 “필수재이자 공공재인 전기는 안정적인 공급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했다.
 
  A씨는 이야기 도중 60Hz를 강조했다.
 
  “전기, 전력은 60Hz의 주파수로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게 중요해요. 주파수는 곧 전기의 질(質)입니다. 질이 안 좋은 전기를 쓰면 전자제품도 금방 고장이 나요. 수돗물도 수압이 일정해야지, 아랫집은 잘 나오고 윗집은 수압이 약하면 안 되잖아요. 원자력은 질 좋은 전기, 일정한 전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합니다. 태양광, 풍력으로는 어렵습니다. 원자력이나 석탄에 기초한 기본 전력망이 튼튼해야만 신재생 에너지도 논할 수 있어요.”
 
  B씨는 “원자력에 대한 교육 부재로 왜곡된 원자력 지식이 사실인 양 퍼져 안타깝다”고 했다.
 
  “우리가 탈원전의 문제점을 이야기해도 ‘너희는 위험한 일을 하는 집단이고, (처우 좋은) 철밥통 공기업 직원들 아니냐’는 두 가지 부정적인 시선이 있어요. 이게 사회적인 분위기로 아예 자리 잡아버렸어요.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책임감이 상당합니다. 이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도 매년 나오고,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도 있어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한수원 노조원들이 한수원 본사 로비 앞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며 농성하고 있다. 맨 앞 가운데가 김병기 노조위원장. 사진=조선DB
  A씨의 이야기다.
 
  “우리는 사명감으로 일하는데 왜 자꾸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합니까. 나중에는 누가 여기서 일하고 싶어 하겠습니까? 원전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오히려 원전의 안전성을 저해합니다.
 
  정부는 원전을 안전하게 운영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 국민의 불안함을 덜어줘야 함에도 후쿠시마 사고와 같이 부정적인 내용만을 강조해 안타깝습니다. 한순간에 원자력이 적폐로 몰렸잖아요. 발전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사기가 떨어집니다.”
 
  B씨는 우수한 원자력 기술과 인력이 사장(死藏)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을 UAE(아랍에미리트)에 수출해 바라카 원전을 지었습니다. UAE가 운영은 자기네가 하겠다며 월급 1200만원을 주고 현지에서 신입 사원을 채용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돼 직원들이 나가버렸습니다. 원전을 돌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신입 사원으로 들어와서 최소 5년은 일해야 뭐 좀 알 수 있습니다. 그제야 UAE는 우리 한수원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한수원 신입 직원들이 한국에선 월급 300만원을 받지만, UAE에서는 1200만원씩 받습니다. 한수원 직원만 600명에다가 유지·보수 인력까지 UAE에 나가 있어요. 아버지 세대가 과거 중동 건설 현장에서 모래바람을 맞으며 일했는데, 이제는 우리가 최고급 인력 대우를 받으며 일합니다.
 
  한수원 직원들은 중동만이 아니라 핀란드와 영국에도 원전을 수출하리라 생각했습니다. 다들 ‘해외에 나가서 한번 일해보자’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2년 전 월성 1호기를 폐쇄하고 난 뒤부터 이런 꿈은 사라졌죠. 탈원전하는 나라의 원전을 누가 사겠습니까? 자부심을 갖고 계속해서 발전시켜나가야 할 기술들이 사장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인력 손실을 어떻게 돈으로 계산할 수 있겠습니까. 좋은 스펙을 가진 이들이 원자력 말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요.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해입니다.”
  
   
  한국형 원전 APR-1400은 세계 1등 원전
 
UAE에 파견된 한수원 직원들. 뒤에 보이는 건물 4동이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사진=조선DB
  — 우리나라 원전 기술이 그렇게 대단합니까.
 
  B씨: “월성 1호기를 처음 들여왔을 때 우리 선배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외국 기술자들이 시키는 대로만 했어요. 캐나다 기술자들이 회의할 때 우리는 거기에 끼지도 못했습니다. 먼발치서 곁눈질로 배웠어요. 이런 사람들이 40년 만에 세계 최고의 원전을 만들었어요. 한국인이 아니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A씨: “원자력 종주국이 지어놓은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우리 나름의 노하우와 기술을 계속해서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물이 한국형 원전 APR-1400입니다. UAE에 지은 바라카 원전이요. 2013년에 일본이 우리나라를 제치고 터키에 원전을 수출하기로 했다가 2019년에 손들고 나왔어요. 기술력이 안 되니까요.”
 
  B씨: “APR-1400은 설계수명이 60년짜립니다. 전 세계 어디 내놔도 1등 할 원전인데 수출하지 못하고 가만 내버려 두니 얼마나 안타깝습니까. 너무 아까워요.”
 
  A씨: “1호기가 2015년에 1차 연장 운영 허가를 받을 때 약 7000억원을 들여 우리 기술로 정비·보수를 마쳤습니다. 차로 비유하면 다른 나라가 만든 차를 껍데기는 그대로 두고 엔진부터 중요 제품 모두를 바꿔 더 좋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1호기 보수에 들어간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가 기술을 갖고 있다는 걸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원전을 짓는 데 그치지 않고, 설계, 건설, 운영, 보수 등 원전 산업을 선도할 실력을 갖췄습니다.”
 
  — 자동차에 비유하면 어떻습니까.
 
  B씨: “제일 좋은 차로 흔히들 독일 벤츠의 S500(2억5000만원)을 말하잖아요. 쉽게 말해 1978년 포니를 만들던 현대자동차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오늘날 에쿠스(제네시스)를 자체 기술로 만들었고, 이 차가 S500보다 값도 싸고 기능도 더 좋고 더 안전하다고 비유할 수 있겠네요.
 
  기껏 고생해서 세계 최고의 자동차를 만들었는데, ‘앞으로 자동차 사업을 접겠다’고 한다면 이해할 수 있습니까? 원전을 자동차에 비유하려니 마땅한 예가 잘 떠오르지 않는데, APR-1400은 엄청난 겁니다. 자동차보다 수백 배 더 대단합니다.”
 
  — 현장에서 영화 〈판도라〉 같은 재난이 일어날 수 있습니까.
 
  A씨: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의 원인을 거슬러 올라가서 찾아내 해결합니다. 문제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여러 장치와 절차가 있고요. 가끔 뉴스에 ‘원전이 정지했다’고 나오잖아요. 당장이라도 큰일이 날 것처럼 말해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으니 멈추는 건 맞습니다만, 이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정지하는 겁니다. 발전소를 정지한 뒤 재가동하려면 원안위의 승인을 얻어야 합니다. ‘이 정도면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원전을 40년간 운영하면서 큰 사고가 없었습니다.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2016년 경주에서 지진이 났는데, 그때 월성 원전 멀쩡했습니다. 아무 문제 없었습니다. 또 월성 원전은 튼튼한 암반 위에 지었어요.”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북 지방에서 강도 9.0의 대지진이 났다. 진앙에서 123km 떨어진 곳에는 오나가와 원전이, 183km 떨어진 곳에는 후쿠시마 원전이 있었다. 지진이 났지만 두 원전은 모두 멀쩡했다.
 
  다만 후쿠시마 원전은 방파제의 높이가 5m에 불과했다. 15m 높이의 쓰나미(지진해일)가 후쿠시마 원전의 변전 시설을 덮쳤다. 이 때문에 원자로를 식혀주는 냉각장치에 전기를 공급할 수 없었고, 결국 노심(爐心)의 온도가 1200도까지 치솟아 방호벽(격납고)을 뚫고 핵연료가 대기로 누출됐다.
 
  정용훈 교수는 “전 세계 원전의 누적 운전 기간이 1만8000년에 이르는데, 지진으로 인해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다”며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쓰나미가 일으킨 침수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원전 격납고는 후쿠시마 원전의 방호벽보다 5배가량 두껍다”고 했다.
 
  — 환경이라는 이름으로 탈핵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떻습니까.
 
  A씨: “환경을 그렇게 생각하면 차부터 타고 다니지 말아야죠. 경주에서 활동하는 환경단체들은 대물림이에요. 아버지가 하고 아들도 하죠. 돈이 되니까요.”
 
 
  한수원, 불순한 의도 갖고 핵연료봉 제거
 
  —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할 수 있습니까.
 
  A씨: “재가동하려면 핵연료도 준비하고 시설도 다시 손봐야 합니다. 2년가량 걸릴 거예요. 또 원안위가 운영 허가를 연장해줘야 합니다. 이때 경제성 평가를 다시 할 겁니다. 경제성 평가를 무사히 통과했다고 칩시다. 이제 핵연료를 다시 주입해야 해요. 연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지도 시험하겠죠.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실제 전기 생산으로 이어지기까지 복잡다단한 과정이 더 남아 있습니다. 돌리고 싶다는 욕심만 갖고는 재개할 수 없어요. 원전이라는 게 집에 있는 보일러나 석탄 발전소 수준의 장치가 아니에요.”
 
  — 조기 폐쇄 당시 핵연료봉도 급히 제거했습니다. ‘싹을 자르겠다’는 불순한 의도 아닙니까.
 
  A씨: “맞습니다. 과정도 성급했죠. 얼마든지 시간을 두고 해결할 수 있었는데….”
 
  원자력 전문가 D씨는 “월성 1호기를 살리는 것이 기술적으론 가능하나 정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기 폐쇄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한수원이 월성 1호기의 가동을 중지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하고는 원안위에 운영 허가 변경을 신청했어요. 운전 허가 변경이라는 게 뭐냐, 그동안 1호기가 전기를 생산하는 ‘운전 모드’로 운전했는데, 이제는 전기 생산이 아닌 ‘폐지 모드’로 운전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폐지 모드’로 운영 변경 허가가 나기도 전에 한수원은 이미 1호기에서 핵연료를 뽑아버렸어요. 이 말은 핵연료를 다시 쓰지 않겠다는 겁니다. 원안위의 결정이 채 내려지기 전에 종지부를 찍은 거죠. 굉장히 불순한 거죠. 한수원 정재훈 사장의 책임입니다.”
 
  월성 1호기는 월성 2~4호기와 같은 중수로 형태의 원전이지만, 사용하는 핵연료의 형태가 2~4호기와는 조금 다르다. 2~4호기에 쓰는 연료를 1호기에는 사용할 수 없어 새롭게 제작해야 한다. 4560다발의 핵연료봉을 준비하는 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월성 1호기를 재가동하더라도 2022년 11월 운영 허가가 종료된다. 기껏 고생해서 돌려놨더니 서너 달 돌리다 중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핵연료봉을 제거한 행위가 불순하다는 것이다. 월성 1호기는 예정된 운영 허가 종료일보다 1600일을 앞서 중지됐다. 정범진 교수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로 인한 경제적 손실만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 차라리 월성 1호기 자리에 새로 지으면 안 됩니까.
 
  A씨: “1호기를 해체하는 데도 상당한 기간이 걸립니다. 1호기 바로 옆에는 2호기가 있어 그 자리에 다시 짓는 것은 힘들죠. 새로운 원전을 짓다가 2호기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원전을 지을 때 한 기씩 따로따로 짓지 않고, 두 기를 한꺼번에 짓는 겁니다. 천지 1·2호기, 신한울 3·4호기처럼요.”
 
 
  월성 2·3·4호기는 반드시 지켜야
 
2017년 6월 19일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조선DB
  — 지금 심정이 어떤가요.
 
  B씨: “불만은 있지만, 숨죽이고 있는 거죠. 가도 가도 너무 많이 갔어요. 정말 너무 많이…. 순식간에…. 암으로 치면 말기죠. 월성 2·3·4호기는 반드시 지켜야 해요. 신한울 3·4호기도 건설을 재개하고요.”
 
  A씨: “제발 탈원전을 이 정도 선에서 멈춰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언젠가는 남북통일을 해야 하잖아요. 우리 전력(電力)이 튼튼해야만 통일을 해도 남북이 함께 빠르게 발전할 수 있어요.”
 
  원전에서 만약 사고가 난다면, 원전에서 일하는 A씨와 B씨, 그리고 이들의 가족이 가장 먼저 제일 큰 피해를 본다. 이들은 국가 기간산업에 종사한다는 사명감과 자신이 직접 전기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전력 생산의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르면, 2030년 월성에는 6개 원전 중 4개가 사라지고 신월성 1·2호기만 남는다.
 
  경주시의회 최덕규 의원은 시의회에서 국책사업추진 및 원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 의원은 “2015년 월성 1호기가 연장 운영을 허가받았을 때 주민들의 동의를 받았으므로 월성 1호기 주민수용성 문제는 그때 이미 정리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문제이니 정치로 풀어야 하지만, 경제 영역에서 다룰 일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고 가 안타깝다”고 했다.
 
  “지금 kWh당 100원 하는 전기세가 200원으로 올라도 저나 기자님이나 생활하는 데 큰 지장은 없습니다. 그런데 저소득층은요? 기업은요? 전기는 필수 공공재 아닙니까.”
 
  그는 “국가는 40년 전 나라 경제를 위해 싼 전기를 공급하고자 월성을 택했다”며 “동경주가 항구 역할을 하며 자생력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음에도 국가를 위해 희생했다. 이제 와서 에너지 전환이라는 말로 무책임하게 이 지역을 버려둬선 안 된다”고 했다.
 
  최 의원은 경수로인 고리 1호기와 중수로인 월성 1호기를 원전 해체 연구를 위한 교보재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범진 교수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남긴 교훈을 잘 새겨야 한다고 했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한 겁니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 어찌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살지 궁리해야 합니다. 두산중공업은 물론 창원에 있는 800개의 원전 관련 업체를 살려야 합니다. 원전 생태계를 유지해야 나중에 수출이라도 할 수 있어요. 원전에 대한 기술적 우위, 상품성, 고급 인재 양성이 필요하죠. 이를 위해선 지금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공사부터 재개해야 해요. 월성 1호기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입니다.”
 
 
  盧武鉉 전 대통령이 월성에서 남긴 말
 
2007년 11월 9일 경주 방폐장 착공식에 참석한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조선DB
  2007년 11월 9일, 노무현 대통령이 경주 월성에 왔다. 그 이름이 주는 공포감 때문인지 방폐장(放廢場) 대신 ‘월성 원자력환경관리센터’라는 이름을 달고 착공식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세계 6위의 원자력 발전 국가인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원전은 세계 400여 개의 원자력발전소 중에서 최상위권의 이용률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도시 가까운 곳에 있기 때문에 안전성에 있어서 세계적 수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원자력 발전을 시작하려는 나라에 저는 항상 이 점을 강조해서 자랑합니다.
 
  ‘한국 원전은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 도심지 안에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대개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제가 방문한 많은 나라의 지도자들이 우리 원전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협력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월성 원자력환경관리센터는 이러한 원자력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과 원전기술 발전을 위한 필수적인 기반입니다. 정부는 원자력발전소뿐만 아니라 방폐장 또한 세계 최고의 안전성을 갖춘 시설로 건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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