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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분석(1)] 김상용 : 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 남으로 창을 내겠소---<문학>2호(1934)


남(南)으로 창(窓)을 내겠소.
밭이 한참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집필 의도 및 감상
1930년대 중엽, 현실을 벗어나 자연에 묻혀 살겠다는 <전원시파>가 등장하였다. 신석정(辛夕汀), 김동명(金東鳴), 김상용(金尙鎔) 등의 <전원시파>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성격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의 시를 과거에는 현실을 외면한 현실 도피적인 시로 평가해 왔으나, 오늘날에는 일제 치하의 부정적 현실에 간접적인 저항을 한 시로 평가한다. 그 이유는 미래 지향적인 방향과, 밝고 명랑하면서 낙천적이고 건강한 삶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는 구절에 따라 한시(漢詩)의 영향이 나타나 있으나, 근본적인 정신은 영국의 낭만시의 흐름의 영향을 주조(主調)로 삼고 있다. 이 시의 시인 김상용이 영문학자인 점도 한 근거라 하겠다. 하여튼 이 시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 이상향의 모습을 잘 그려낸 <전원시>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기본 이해 항목
주제 : 평화로운 전원의 이상적인 삶에 대한 소망.
갈래 : 전원시, 낭만시.
성격 : 전원적, 낭만적, 자연 친화적, 낙관적.
운율 : 각운. [‘ ㅡ소, ㅡ요, ㅡ오’의 반복]
어조 : 경어체의 친근하고 소박한 경어체.
단락 구성 :
    제1연 ㅡ 전원 생활의 배경과 모습.
    제2연 ㅡ 전원 생활의 멋과 태도.
    제3연 ㅡ 전원 생활의 자세.
출전 : <문학> 2호 (1934.)


시어 및 구절 풀이
남으로 창을 내겠소 ㅡ ‘남(南)’쪽은 ‘광명, 평화, 동경, 희망’을 상징하는 방향이다. 그러나 시적 자아의 현실은 이와는 반대 상황에 놓여 있고, 이와 같은 현실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밭이 한참갈이 ㅡ 1) ‘한참갈이’는 경작할 수 있는 작은 밭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구절에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자세가 나타나 있다.  2) 우리말에서 시간의 개념을 식사 시간과 연관지은 표현이 많은데 ‘한참’은 밥 먹을 때 걸리는 시간인 2,30분 정도를 뜻한다. 거리를 나타낼 때도 ‘담배 한참 거리’란 표현이 있다.  3) 아일랜드의 시인 예이츠의 시 <이니스프리 호수의 섬>에 나오는 “아홉 이랑 콩을 심고”의 ‘아홉 이랑’도 유사한 표현이라 하겠다.
괭이로 파고 / 호미론 김을 매지요 ㅡ 전원에서 욕심 없이 농사짓는 소박한 행위의 모습. 좁은 밭이기 때문에 괭이와 호미로 농사짓기에 충분한 것이다.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ㅡ ‘구름’은 세상의 덧없는 부귀 영화를 뜻한다. 설의법을 사용하여 세상의 야심과 영화(榮華)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이것은 시적 자아가 명리(名利)의 덧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ㅡ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자연 친화의 모습이 잘 그려져 있다. 자연은 인간이 정복하거나 인간 입장에서 어떤 가치로 평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러므로 시적 자아는 자연에 묻혀 자연과 하나가 되어 즐거움과 멋을 누리는 것이다. ‘들으랴오’의 ‘랴’는 ‘려’를 양성모음으로 바꾸어 밝고 낙천적인 분위기를 나타내려는 의도의 표현이다.
강냉이가 익걸랑 / 함께 와 자셔도 좋소 ㅡ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것을 통해 인간이 인간에게 베풀 바를 가르치고 있다. 즉 인간과 인간의 관계는 훈훈한 인정에서 성립된다는 것을 알려 준다. ‘익걸랑’은 ‘한참갈이, 꼬인다’와 함께 소박한 시골 사람의 언어를 사용하여 향토적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왜 사냐건 / 웃지요 ㅡ 1) 시적 자아의 정신 자세를 표현한 것으로, 현실에 대한 회의와 번민 등을 초월하려는 달관의 자세가 암시되어 있다.  2) 이 구절은 이백(李白)의 칠언 절구인 <산중 문답(山中問答)>의 승구(承句)와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참고]   問余何事棲碧山  (문여하사서벽산)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桃花流水杳然去  (도화류수묘연거)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무슨 일로 푸른 산에 사느냐고 나에게 묻기에 / 웃으며 답하지 않으니 마음 절로 한가롭네. / 복사꽃이 물에 흘러 간 곳이 묘연하니 / 인간 세상이 아닌 별천지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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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하기를 원하는 작품이 있으면 나에게 연락하기를 바란다. 여러분들의 많은 협조를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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