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어느 늦가을, 강릉 경포대에 올랐다가 앞쪽 동산에 사과처럼 동글고 단단한 황록색 열매들이
작은 장식처럼 매달려있는걸 보면서 무슨 열매인가? 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명자나무 열매'라고 했습니다.
역시 여러해전 봄, 민속촌 양반집 마당에 들어섰다가 작은 키 나무에 강렬한 붉은색꽃들이
촘촘하게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무슨 꽃이 이리도 예쁜가? 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명자나무꽃'이라고 했습니다.
열매따로 꽃따로 만났던 거지요.
가까운 용인 남사 꽃시장에 가서 묘목 한 화분을 사다가 집 화단에 심었습니다.
그런데, 다음해 봄, 집화단에서 꽃을 두어개 피웠는데 그게 빨간색이 아니고 연분홍색이어서 당황 했었지요.
알고보니 빨간색꽃도 명자꽃이고 분홍색꽃도 명자꽃이라는 군요.
민속촌꽃은 빨간색꽃이니, 같은색보다는 다른색이라 더 잘 된거 아니냐고 생각키로 했습니다.
근데 이게 또 웬일입니가?
연분홍색 우리집 명자꽃이 금년에는 빨간색 꽃으로 바뀌어 있군요.
명자나무꽃, 장미과에 속하는데,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느낌 덕분에 '아가씨꽃이라고도 불리운다지요.
꽃색이 워낙 곱고 예뻐서 보고 있으면 마음이 설랜다고 집안 여인들의 마음이 숭숭해질까봐서
옛 어른들이 집안에 심지 못하게 했다는 속설도 있다네요.
애틋한 전설도 전해집니다.
옛날 마을에서 의붓오누이가 함께 살다가, 비를 맞고 옷이 몸에 달라붙는 순간 오누이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고
마음이 흔들리며 결국 가출하게 되고 사망에 이르렀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누이 무덤가에 나무가 자라 꽃을 피웠는데 그 꽃이 명자나무꽃이라고 전해진답니다.
한자어로 '산당화(山棠花)'라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우기도 하고요.
민속촌 양반집에서 매년 이맘때 아담하게 꽃피워주는 빨간 색 명자꽃을 담았습니다.
그리고 관아 정면 광장 앞쪽 작은 화단에서 연분홍색 명자꽃도 담았습니다.
연분홍색꽃이라고 표현을 했습니다만 흰꽃도 함께 피는 은은한 꽃이로군요.
그런데 명자나무꽃, 나무속 잎뒤에 숨어서 꽃을 피웁니다.
그래서 일까요?
꽃말이 '겸손함'이고, '부그러움' 이라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