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숨이 턱턱 막히던 지난 여름이었습니다.
아스팔트를 녹일듯 기세등등하던 무더위속에서 '과연 이 계절이 끝나기나 할까'를 투정처럼
속삭이던 기억이 납니다.
그 맹렬했던 폭염이 언제 그랬냐는 듯 물러 가고, 문득 찾아간 민속촌에는
어느새 성큼 다가온 초겨울의 품이 가득했습니다.
게절로는 초가을이다 싶어 긴 팔 샤츠를 꺼내 입고 갔는데, 걷다보니 아직 낮 햇살은 따스했습니다.
옷장을 열며 가을을 재촉했던 마음이 무색하게,
계절은 여전히 여름과 가을의 경계에서 느긋하게 숨을 고르고 있더군요.
하지만 세월의 흐름은 속일수 없는지,
초록이 짙었던 잎ㅐ들 사이로 노란 단풍의 밑그림이 수줍게 번져가고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초가을 하늘아래 주렁주렁 익어가는 감들이엇습니다.
흙담가로 늘어진 감나무 가지마다 주황빛 주머니가 차오르고 있었습니다.
높은 가을하늘과 흙담, 그 사이로 터저나오는 감빛의 조화는
고향집마당에 선 듯한 아늑한 평온감을 안겨주더군요.
완연한 가을로 넘어가기 직전, 초가을만이 가질수있는 풋풋하면서도 깊은 풍경이었습니다.
유난히 지독했던 더위를 견뎌냈기에,
이 소박한 초록과 여린 단풍의 어우러짐이 더 없이 애틋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은 인간의 조급함과 상관없이 저마다의 계절을 묵묵히, 그리고 아름답게 빚어내고 있었습니다.
계절이 건네주는 다정한 위로가 가만히 마음을 적셔주는 민속촌의 초가을 정경이었습니다.


이 마지막 글을 읽으며 사진을 다시 보고 또 보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