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옥계에서 굼진을 너머어 정동진으로 가는 길, 대한민국에서 바다와 가장 가깝다는 해안도로, 헌화로를
달렸습니다.
'헌화로(獻花路)'라는 도로명칭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수로부인에게 절벽위 철죽꽃을 꺽어 바친 '헌화가'에서
유래되었다고 하지요.
옛날에는 사람이 다다륵 힘들었던 만큼 험준했던 이 곳이, 이제는 기암괴석과 동해바다가 어우러진
드라이브 코스가 되었습니다.
기암괴석의 장관에 감탄하며 달리던 중, 길 모퉁이를 돌아서면서 멋진 풍경을 마주했습니다.
거칠고 단단한 바위위에 많은 달매기들이 내려앉아 쉬고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그 광경이 어찌나 멋있는지 마치 거친 암석들위에 하얀 '바다의 꽃'들이 활짝 피어있는 거 같았습니다.
아주 먼 옛날, 수로부인에게 바쳤던 붉은 철죽꽃 대신, 오늘날의 헌화로는 찾아오는 이들에게
이 하얀 '갈매기꽃'을 선물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낭만적인 생각이 스쳤습니다.
이 그림같은 순간을 그냥 지나칠수 없어 좁은 길 모퉁이에 차를 세우고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렌즈속으로 들어온 풍경은 멀리서 볼때보다 훨씬 더 생동감이 넘쳤습니다.
가만히 숨을 죽이고 갈매기들을 담다보니 하얀 무리사이에 가마우지 몇마리도 섞여 있네요.
헌화로의 거친 파도와 기암괴석, 그리고 그 위를 수놓은 갈매기들의 평화로운 휴식,
일상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 풍경 덕분에 마음 가득 위로를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