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용문에 자리한 용문산(龍門山,1,157m)은 예로부터 '용이 하늘로 오른 산'이라고 불리울만큼
전설과 신앙의 기운이 깃든 산입니다.
가을이 깊어질 무렵이면, 산자락마다 붉고 노란 단풍이 물결치며 수도권 최고의 단풍명소로 꼽히지요.
특히 龍門寺로 오르는 길과 은행나무 앞마당, 그리고 은선폭포로 향하는 등산로가 가장 아름답지요.
천년고찰인 '龍門寺'의 고요한 범종소리와 어울어진 단풍은, 단풍놀이 이상의 명상과 평온의 시간을 선물합니다.
여기까지는 모두 다 아는 이야기 아닙니까?
그러면, 최소한 용문사 은행나무까지는 올라야지요.
헌데. 중도포기를 했습니다.
내 아픈 다리가 경사진 콩크리트길을 더 이상 오르지 않겠다고 떼를 쓰더군요.
함께 오르던 두 친구들도 거기까지면 충분히 좋은 공기마셨다며 하산하자고 하네요.
산우회회원들인 두 친구가 하산하자는데 그 말을 들은 내 아픈다리가 얼마나 다행이라 했겠습니까?
용문산 용문사는 그동안 두어차례 다녀갔는데 오늘은 중도포기를 했군요.
아쉽지만 할수없는 일이지요.
하산길은 내 아픈 다리, 아프지않다고 하는군요,
만보기를 확인하니 5,500보.
그것도 평지가 아닌 한참 오른 경사길, 산길까지 넣어서 5.500보였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히 걸었다고 자위하면서 중도포기의 명분을 안겼습니다.
며칠전 다녀온 구례 지리산 피아골단풍보다 훨씬 더 고왔습니다.
중간까지 올랐는데도 충분히 고운 단풍이었습니다.
주차장은 만원이어서 주차하기 힘들었고, 단풍구경가는 사람들은 과장을 조금 보태서 구름같았습니다.
노란색단풍은 1,000년 고목 은행나무가 피크인데 아쉽게도 빨간색 단풍만 잔뜩 담아왔습니다.
그래도, 친구의 표현처럼 좋은 음식 먹고 좋은 공기 마시고 충분하게 즐긴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