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이 있는 전원주택단지에서 앞쪽에 넓게 펼처진 기흥호수를 가려면
후문으로 나가서 호수로 연결되는 좁은 콩크리트길을 걸어야 합니다.
그 콩크리트길가로 작은 텃밭이 하나 있습니다.
텃밭을 가꾸는 이가 아마도 배추를 심었던듯 싶고 이미 거두어들인 모양인지 쓸쓸합니다.
텃밭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깔판나무들을 세워 담장을 만들어 놓았었군요.
그 담장위에 장화랑 장갑들을 걸처 놓았습니다.
장화들은 거꾸로들 걸어놓았고 작업장갑들도 걸어놓았습니다.
텃밭을 가꾸는 어떤이는 파란색 물조리개도 걸어놓은 분도 있던데 이분께는 없네요.
물조리개도 걸려있으면 그럼이 더 좋았겠다 싶던데...
도시근교에 주말농장이라고 해서 작은 텃밭들을 나누어 경작케하는 곳들이 있지요.
그곳을 지나다 보니 어떤이들은 밭가에 큰 푸라스틱통을 가져다 놓고 물을 담아 채소에 주고
작업이 끝나 돌아갈때는 그 속에 작업도구들을 넣어놓고 보관을 하던데...
이분은 담장에 걸어놓았습니다
지나가면서 보니 마치 설치미술작품을 보는듯 했습니다.
이제 겨울이 시작되었으니 텃밭은 휴경이겠지요?
내년 봄, 땅이 풀리면 주인장이 다시 찾아와 땅을 일굴테고요.
그때가지 이 텃밭의 설치미술은 해를 넘기며 전시되어있겠네요?
어제는 자전거랑 기타들을 나무가지에 걸어놓은 걸 지나가다 보고서
'야산에 설치된 설치미술작품'같다고 하면서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오늘은, 텃밭담장풍경을 '텃밭의 설치미술'이라는 제목으로 또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