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산군도의 선유도 앞바다를 가르는 유람선 갑판위입니다.
배가 물살을 가르자마자 어디선가 나타난 수십마리 갈매기들이 배를 에워쌌습니다.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모호한 푸른 공간속에 멀리 작은 섬들이 그림입니다.
갈매기들이 유람선과 한 몸이 된듯 따라오며 나란히 날았습니다.
이토록 많은 갈매기가 가까이 날면서 따라오는 광경은 처음입니다.
정신없이 셧터를 눌렀습니다.
렌즈속으로 들어오는 녀석들의 눈동자는 영롱했고,
바람을 타는 녀석들의 날개짓은 은빛 자개처람 반짝였습니다.
뷰파인더 너머로 마주한 녀석들의 '날샀'은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
그 움직임 하나하나가 정지화면처럼 뷰파인더에 박혔습니다.
줌을 당길때마다 갈매기들의 날개짓과 깃털들의 떨림까지 전해저오는듯 했습니다.
정신없이 셔터를 누르다가 문득 고개를 드니 ,유람선을 따라오는 것은 갈매기만이 아니었습니다.
일상의 고단함을 털어내고 자유를 갈망하던 내 마음도 함께 였습니다.
고군산도의 비경을 뒤로하고 멀어지는 갈메기떼를 바라보며,
카메라에 담긴 것은 단순한 사진이 아니라 푸른 바다위를 함께 날았던 뜨거운 기억이지 싶었습니다.
선유도의 바닷바람과 갈매기의 울음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쟁쟁한, 참으로 황홀했던 함께였습니다.
모니터로 확인해보니, 메모리카드에 담긴 갈매기사진이 316컷이었습니다.
한장 한장이 모두 소중해보여 버릴수도 없고 아까워 어쩌나 고민했습니다.
덜어내고 덜어내도 남는 사진이 100장이 넘습니다.
언제 또 이런 갈매기들의 군무를 카메라에 담을수 있을가 싶어
저장공간이 크지만 지우지않고 보관키로 했습니다.
부족하면 아쉽지만 많아도 탈이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