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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버킷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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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공거사가 되어 지하철을 공짜로 타게 됐다고 좋아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80대 중반에 접어들고 있으니 세월이 참 빨리   흐른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니 인생 삼모작시대라는 말이 과연 맞다는  생각이 든다 .한 평생을 1기작 2기작 3기작으로 구분하는데 1기작은 배움의 시대로 유소년 시대를 말하며, 2기작은 일의 시대로 청 장년 시대를,3기작은 일을 마치고 쉬는 노년시대를 가리킨다고 한다.



나의 1기작 시대는 격랑의 시대였다. 태어날 때는 일장기가 나부끼고 네살부터 3년간은 성조기를 바라다 봐야 했고 일곱살이 되어서야 비로서 태극기를 만나게 되었는데 열살 개성 국민학교 4학년 때 6.25 전쟁이 일어나 1년을 인공기 밑에서 살다가 간신히 남하여 12살부터 다시 태극기 아래 살게 되었는데 스무살 대학교 1학년 때 19604월에는   학교에 책가방을 두고 거리로 나아가기까지 했었다.



나의 2기작 시대는 대학을 마치고  19651월 삼성그룹 공채 6기로 입사하고부터 시작되었다. 나의 2기작 시대에서 가장 신나게 일을 하던 때는 선대 이병철 회장님을 모시는 비서실 시대였다고 기억된다.

기획팀을 맡아 그룹 경영 5개년 계획을 세우고 관계회사에 브리핑을 한다든지 그룹 생산성 백서를 발간하는 등 대학교에서 배운 경영학 이론을 실전에서  적용하는 일들을 하게 되었으며  감사 팀장을 맡았을 때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관계회사의 각 공장에 대한 기업진단을 실시하였는데 그 당시 학계에서 최고 권위의 교수들을 지도교수로 모실 수 있었던 것은 경영학도로써 커다란 보람이었다.


나의 3기작 시대는 역시 삼성 성우회와 더불어 지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삼성성우회 회원이 되고 나서 기우회,등산회,서도회,문인화반,사진반, 등 많은  동호회에 가입하였다. 이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젊을  때는 국 영 수(國 英 數) 를 잘 해야 하고 늙어서는 예 체 능(藝 體 能)을 잘 해야 한다는 선배들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

덕분에  바둑반의 경우 한 동안 성우회 바둑대회 결승국을 해설하여 성우회보에 게재한 적도 있고  서예반의 경우 세필을 연마하여 금강경 5432 글자를 우리나라 지도 모양으로 압축사경하여 매년 성우회 서예작품전에 출품하고 있다.



나는 삼성 성우회의 간사장  일을 오래 했는데 지금은 사무총장으로 호칭이 바뀌었지만 당시는 그 호칭이 그렇게 구태의연한 호칭인지를 몰랐었다. 내가 사무총장을 맡는 동안 새로운 동호회로 음악반과 당구반을 추가하였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초창기에 삼성 성우회 홈페이지의 도메인(www.samsungforever.com)을  내가 제공하였다는 사실이다. 처음에samsungob.com 이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도메인 소유자에게 유상 양도를 요청했으나 이미 리크루트 사업에 사용되고 있어서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고 일단 내 개인 명의로 samsunforever.com 을 등록한 뒤 이를 성우회에 무상으로 양도한 것이다.



주마간산 격으로 나 개인의 인생삼모작 시대를 뒤돌아 보았는데 나라 경제도1기작 시대 개발도상국에서 출발,2기작 시대 중진국으로 성장하고,3기작 시대에는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우리 삼성이 늘 선도를 이끌었으며 그 행열에  일원으로서 참가할 수 있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금년 5월에 나의  경기고등학교 졸업 65 주년 행사를 하면서 행사의 일환으로 사진 전시회를 했는데 나는 나의 버킷리스트란 제목으로 세 작품 (별첨 사진) 을 낸 적이 있다.



첫번째는 조남철 국수와 기념대국을 하는 사진인데 1970년대 내가 삼성의 임원이 될 무렵 한국기원에서 연락이 와서 기념대국을 한 것이고 두번 째는 2012년 사진을 찍기 위해 25일간 시베리아 횡단 열차여행을 마치고 흑해에서 찍은 수염 길른 사진이다. 세번 째는 2016년 내 나이 76세에 킬리만자로 정상을 밟은 사진이다. 그러니까 버킷리스트 1번은 나의 인생 2기작 시대에, 버킷리스트 2,3 번은 인생 3기작 시대에 달성을 한 것이다.



나는 지금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그 것은 음악반 활동과 관련이 있다.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나는  성우회 입회 초기에는 가급적 많은 동호회에 가입을 했었는데 최근에는 에스페란토 와 음악 반 에만 초점을 모으고 있다.


노인 질병 중에는 치매가 가장 무서운데 치매를 예방하려면 두뇌활성화를 위하여 외국어나 노래 배우기가 도움이 되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애창곡을 외워서 부르는 연습이 일상화 되어서 50여 곡에 달하는데 그들 가사는 우리말 외에 영어,독일어,이태리어,프랑스어 및 에스페란토 등으로 다양하여 이들 애창곡을 “80대 노인의 애창곡 메들리로 제목을 달아 연주 공연을 하는 것이 나의 라스트 버킷리스트이다.


문제는 가사만 외워서 되는 것이 아니고 제대로 발성을 해야 되는데 우리와 같은 노인의 경우는 고음에서 진성이 아닌 팔세토 창법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요즘 이 창법을 공부하고 있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 어쩌면 ” 90대 노인의 애창곡 메들리가 될지도 모르겠다


버킷리스트-1.JPG버킷리스트-2.jpg버킷리스트-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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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구웅
    • 2024.11.16 20:38
    평생을 성실하게 사신 아름다운
    지난세월, 축하드립니다. 앞으로의
    버켓리스트도 달성 하시리라 믿습니다. 행복하시고 건강하십시요.
    • 홍구웅
    • 2024.11.16 20:31
    모범적으로 사신 평생, 앞으로의
    버켓리스트도 성취하시리라 믿습니다. 푸라보 심명기 ! 앞으로 더욱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안재원
    • 2024.11.16 14:27
    인생 3기작 시대에.. 새로운 것에 몰입해 보는 것이..아주 좋게 느껴집니다. 지금부터라도 시작..
    • 김익명
    • 2024.11.16 09:56
    심형  김익명 입니다.
    우리 년대는  3기작을 거치지만 심형은 모든 과정을  의미있게 보내신것 같아요.
    국영수에서 이제 예체능에도 보람있게 보내시니 박수를 보냅니다.
      성우회 합창단 등에서 같이 활동을 하게되어 즐겁게 지냈지만 요즘 안사람이 불편해서  동행을 못해  아쉽습니다.
    다시 활동할수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김숭자
    • 2024.11.16 09:52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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